태안반도 기름유출 피해지역 자원봉사기 /20기 박종호

기회의학숙
200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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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기 박종호 작성일 : 2008.04.23 절망의 태안반도에서 발견한 미래의 희망 2007년 12월 20일 목요일 하모니 예식장 앞에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봉사에 필요한 물품을 싣고 태안반도로 출발한다. 06:00 태안반도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여행을 갈 때와는 분명 다른 느낌과 마음가짐이었다. 아침식사는 11기 김상화 선배님께서 새벽에 일어나서 정성스럽게 만든 김밥과 따뜻한 국물을 맛있게 감사히 먹었다. 시외를 한참 빠져나가서 한가한 쯤에 학감님께서 준비하신 '자원봉사 현장체험 교육 자료'로 강의를 해주셨다. 자원봉사자의 역할과 마음자세, 최선을 다하는 실천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였다. 학감님의 정성에 감사드립니다. 차창 밖으로 '자원봉사여러분 고맙습니다, 환영합니다, 용기, 희망' 등의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태안반도가 가까워진 것이다. 12:00 태안반도 천리포 도착 천리포에 도착하니 반갑지 않는 메케한 기름 냄새가 먼저 인사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운 바닷가의 풍경이다. 그러나 본부 쪽으로 이동을 하자 많은 수의 대학생, 고등학생 자원봉사자가 고무장화 고무장갑에 묻은 기름을 열심히 닦고 있었다. 기름유출피해 사고현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한 적십자에서 제공하는 국밥을 먹고 우리는 작업복과 장화, 장갑을 갈아입고 기회의 학숙의 봉사활동지역으로 이동하였다. 해변은 백사장과 도로를 경계 짓는 축대까지 기름으로 시커멓게 묻어 있었다. 가져간 헌옷과 수건으로 축대를 닦아보지만 엄청난 사고와 피해에 비해 너무 원시적이고 열악한 방법으로 밖에 복구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어려움 속에서 힘들게 작업한 앞선 봉사자들의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다른 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화학적 방법을 사용해서 복구한 곳은 자연생태계가 부작용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복원 되지 않았지만 가장 원시적인 방법 즉 사람의 손으로 일일이 닦고 정화한 곳은 자연생태계가 훨씬 빠른 회복을 보인다는 보고가 있다. 축대근처 모래 밑에서 시커먼 기름 층을 발견했다. 드디어 일 같은 일을 찾았다고 생각하면서 삽을 더 빌려오고 나르는 통을 가지고 와서 시커먼 기름모래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학감님께서도 힘들다고 직접 삽질을 도와주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종일관 농담과 유머로 웃음을 만들어 주셨다.70세 연세에 새벽 삼랑진에서 학숙도착, 자원봉사론 교육준비와 강의, 오랜 시간 버스여행의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같이 닦고, 같이 삽질하시고 아니 더 열심이시다. 학감님 정말로 건강하셔서 감사합니다. 갑자기 백사장 기름 모래 제거하는 작업을 중지하라고 방송을 한다. 검은 기름모래를 한 삽 들고 가서 항의해보지만 사고회사, 국가, 피해주민이 보상에 합의된 사항이 없기 때문에 백사장을 훼손하지 말라고 한다. 답답하다. 바닷가에 흡착포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러 갔다. 흡착포를 일렬로 바닷가에 연결해 놓으면 밀물과 썰물때 물이 들어오고 나가면서 작은 기름덩어리가 흡착포에 붙어서 기름을 제거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이해 안가는 작업이다. 민물 때 들어온 바닷물이 썰물 때 나가면서 모래 속에 기름을 또 가지고 나가는데 그러면 조그만 기름덩어리가 또 떠오르게 된다. 속에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제거 안하고 겉에 드러난 조그마한 문제만 제거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렇게 해서 자연생태계가 복원 되려면 20년 30년이 아니라 100년이 되도 어려울 거라고 확신한다. 하얀 흡착포를 일렬로 연결시키는 작업은 서로가 한마음이 되면서 일의 속도가 붙어 일사천리로 즐겁게 작업을 했다. 마지막 약200m를 남겨두고 흡착포가 모자라서 아쉽지만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열심히 일한 젊은 친구들에게 “수고 했어요 학생들” 하고 인사를 하자 일제히 “수고하셨습니다” 합창하듯 큰소리로 인사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그들의 함성과 패기와 열정에 가슴이 뭉클했다. 대학생, 고등학생이 자원봉사자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태안반도에 와서 스스로 고생을 하면서 아파하는 우리 국토를 어루만지고 있지 않은가. 절망의 태안반도에서 만난 미래의 주역이 되는 젊은이들에게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발견했다. 흡착포 대신 가져간 헌옷과 수건 등으로 해변가에 바위, 돌, 자갈 틈에 있는 기름기를 닦았다. 작업을 하면서 잘 닦여지지 않는 곳, 손이 닿지 않는 곳, 이곳은 언제 예전처럼 자연이 회복해 줄 것인가? 16:30 철수시작. 기름으로 얼룩진 수건과 옷가지를 들고 해안가를 걸어 나오는데 조개와 갑각류들이 모래 밑에서 발버둥 치면서 이리저리 빠르게 다니는 것이 보인다. 그들의 삶의 터전이 살수 없게 되어서 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힘겹게 발버둥 치는 것이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모 방송국의 동원된 자원봉사자를 배경으로 한 계획된 tv프로를 방송한다. 늦게 도착해서 곧 해가 저무는데 방송을 위한 show를 연출하고 있다. 구세군의 따뜻한 국밥과 찐빵은 허기진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최고의 인기 메뉴였다. 따뜻한 커피와 녹차도 추운 날씨에 정말 감사했다. 사업을 포기하고 붕어빵을 만들어 나누어 주시는 아저씨. 학생들이 따끈한 붕어빵을 하나씩 들고 힘든 것을 잊고 어린 아이처럼 좋아한다. 누가 그들에게 그런 웃음을 줄 수 있단 말인가? 자원봉사자들에게 주어지는 식사는 시간과 양을 정해놓고 배식하므로 시간에 맞춰 오지 못하는 봉사자들은 자비로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우리가 식사를 마친 후 많은 봉사자들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식이 중단 되었다. 버스를 타러가는 중에 한명 혹은 두세 명씩 자원봉사를 하려면 어디로 가면 되냐고 묻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최소한 1박2일 이상 봉사자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대견스러웠다. 저들의 식사와 잠자리는 어떻게 할런지...? 18:00 부산으로 출발. 아쉬움을 뒤로한 체 준비한 캔맥주, 음료수, 과일, 간식 등을 먹으면서 서로에게 칭찬과 위로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손봉기 20기 회장께서 기회의 학숙 졸업생 400명을 자원봉사자 중간 관리자 활용방안에 대해서 이야기 하였다. 정말 훌륭한 생각이다. 학숙에서 채택되어 실행된다면 부산을 자원봉사자의 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버스 속 3분speech 발표내용 *마음이 아팠는데 봉사라도 다녀와서 가볍다. *실제 느끼니 가슴이 더욱 아프고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 *기름 냄새가 났지만 감동적이었고 참가해서 기뻤다. *많은 일을 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앞선 봉사자들의 고생에 머리가 숙여진다. *남아있는 기름찌꺼기에 마음이 아프다. *기쁜 마음으로 적극적인 자원봉사활동이 필요하다. *봉사할 수 있어 좋은 자리 밝은 표정이었다. *함께 하나 되어 기뻤고 자연이 곧 내 마음이었다. *붕어빵 아저씨의 마음을 닮자 *기회를 제공해준 기회의 학숙에 감사한다. 학감님말씀 *긴급구조에 조직적 리더십 필요 *대한적십자, 구세군 자원봉사자, 붕어빵 아저씨-작은 것에서 느끼는 감동 중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일에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신청을 하였지만 선거관리 인원 등으로 태안자원봉사자 관리 인원이 부족해서 신청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미리 예상 할 수 있는 일이였다. 정부 관련부처와 충청남도와 태안군과 각 면의 담당자와 계획된 자원봉사자 활용안이 나왔다면 전국에 많은 자원봉사자를 확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공무원은 무슨 역할을 하는 사람들 인지......? 국가가 국민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나라다. TV 국회방송에서 생존력이 강한 갯가재 등의 모래 속 갑각류 생물들이 모래 밖으로 나와서 폐사 상태에 이르는 것은 오염이 엄청나게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보상 문제도 능력 있는 국제변호사의 부족과 피해 어민들이 거의가 영세어민들이라 세금계산서 등 수입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의 부재로 보험금 확보에 문제가 따른다. 한 할머니의 한숨짓는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바닷가 갯벌은 저금통장이요 갯벌에서 저금한 돈 찾아 쓰듯이 조개, 해산물을 열심히 캐서 자식들을 고등학교, 대학교, 시집장가 보냈는데......”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 현장 자원봉사를 하면서 학숙인으로서 현장 실습을 통한 여러 가지 배움의 중요성을 느꼈다. 기회의 학숙의 중요성도.....!!!. 태안반도 자원봉사를 위해서 후원해 주신 고마운 분들 * 6기 우종한 : 관광버스 * 9기 최지호 : 10만원 *11기 김상화 : 김밥과 따뜻한 국물 * 18기 일동 : 20만원 *악어 봉사단 :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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